Jul 17, 2012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Batman Darknight Rise>, 신사동 슈페리어 팝업 갤러리 (2012.7.16-7.29)


ⓒKoma

  오늘 날 우리는 영상 기술의 발전으로 눈앞에서 생생하게 영웅의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스크린 속 영웅에게 이입하고, 응원자로서 악당을 물리치는 그를 지지한다. 그는 우리의 대리자가 되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악당파괴의 욕망을 대신 충족시켜 주고 있다.
  '영웅이 나타나 극악무도한 악당을 물리친다'. 진부하지만 여전한 사랑을 받는 이 내러티브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러 장르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문자에서 그림으로 그림에서 영상으로 영웅들은 'Super'하게 진화해 왔다. 사회 속에서 개인이 무기력함을 느낄 때, 그들은 구원자처럼 나타나 우리의 갈증을 해소시켜준다. 실제로 사회에서 악이 물리쳐지지 않더라도, 대중은 그것만으로도 통쾌함을 느낀다. 사회가 부조리해질수록 치솟는 영웅들의 인기는 이러한 현상을 기반으로 한다.


ⓒVandal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영웅들 중 하나인 배트맨은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 이면서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악에 맞서겠다는 신념을 갖게 된다. 배트맨을 창조해낸 만화가 밥 케인은 그가 인간적인 영웅이 되기를 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초현실적인 영웅들과는 달리 초능력 같은 것은 갖고 있지 않은 영웅으로서의 배트맨을 그려냈다. 멋지고 위대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적인 아픔과 고통을 느끼고 있는 영웅. 그러한 그의 면모는 대중들이 그를 더욱 더 지지하고 열광하게끔 만들고 있다.

  배트맨의 오랜 팬들은 얼마 후 개봉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많은 관심을 쏟는 중이다. 벌써부터 많은 상영관들은 대부분 매진 사태. 그들은 전작 <다크나이트>를 복습하고 경건한 자세로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오늘 날의 배트맨은 단순한 영웅이 아닌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개봉에 맞추어 얼마 전 신사동 슈페리어 갤러리에서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배트맨이라는 문화 아이콘을 국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상상력을 동원해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의 참여 아티스트는 무려 81명. 유명 팝아티스트들과 그래피티, 일러스트, 설치 작가들, 아이돌, 개그맨, 영화배우, 쉐프, 심지어 의사까지 전시에 참여했다. 작가들의 이름만 나열하여도 전시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을지 짐작 가능하다.

[참여작가: 강영민, 강은정, 곽지민(영화배우), 기린, 김범준, 김상범(쉐프), 김성철, 김일동, 김정훈, 김지훈, 김지희, 김혁, 김현정, 낸시랭, 더 잭, 데칼, 델로스, 드리머, 라비(VIXX), 라카스타일, 랑강, 레고, 로리, 로타, 마나 프로젝트(마리킴,나라킴), 만지, 메이n클로이, 무릎이 임선경, 박진순(영화감독), 반달, 백은하, 백종기, 봄비, 빈티 지인영, 산타, 성낙진, 송송, 송원선, 시지선, 아트놈, 안영아, 양재영, 엄정호, 앤티, 에나킴, 에라원, 오키드레드, 유은석, 윤서희, 이재환(VIXX), 이제혁, 이조흠, 이하, 이홍빈(VIXX), 임덕영(툰토이), 임지빈, 임혁필, 장수종, 장콸, 정새난슬, 제이케이, 제이플로우, 조세민, 지노, 진스비에이치, 찰스장, 천성길, 최정원(가수), 최효진, 코마, 코믹캡슐(개그맨 김경욱,고장환,김태환), 크리스틴 현정, 한성민, 허원실(국립중앙의료원 턱얼굴외과 과장), 헬렌 정 리, 홍삼, 홍학순, 후디니, GFX, RES1, Russ Johnson]





ⓒ아트놈


 전시에서 작가들은 본인만의 시각으로 배트맨이라는 영웅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회화, 조각, 설치, 사진 등의 형태를 빌어 '배트맨'은 다시 탄생한다. 영화 속에서의 배트맨이 다소 어둡고 중후한 모습으로 등장했다면, 이번 전시의 작품 속 배트맨은 영웅다운 면모를 과시하면서도 친근하고 깜찍하게,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고 나타난다.


ⓒ이하



  하나의 인물이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전시의 가장 재밌는 요소일 것이다. 전시장에서는 배트맨의 상징인 박쥐문양을 이용한 작품들과 그의 숙적 '조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김지훈

ⓒ델로스


  전시를 보다보면 디지털 프린팅과 회화, 사진은 기본이고 기타 여러 방식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눈에 띈다.

 위 사진속 조커는 김지훈 작가의 실제 혈액으로 프린팅 되어 만들어진 인물이다. 델로스 작가의 배트맨은 나무조각으로 되어있고, 양재영 작가의 배트맨은 종이접기를 차용한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배트맨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반달 작가의 작품은 캔버스가 아닌 무려 '밥상'위에 그려져 있으며 심지어 두유곽에 그려진 배트맨의 얼굴도 있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참여이다 보니 그 방식이 다양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로 인해 하나하나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작품들이 독특하고 흥미롭다. 그 독특함을 엿보는 것도 전시 관람의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영웅도 때로는 쉬고 싶다. 많은 이들의 지지와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다. 그의 화려한 무게감 뒤에 나타나는 인간적인 모습들과 가벼운 웃음은 그에 대한 나의 인식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생각하는 배트맨은 어떤 모습인가? 나의 영웅관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







 전시는 7월 29일까지 CGV청담씨네시티 옆에 위치한 슈페리어 빌딩 지하1층, 슈페리어 팝업 갤러리(강남구 신사동 652-16)에서 진행된다. 관람료는 따로 없으며 오후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이번 전시의 수익금 50%는 슈페리어 갤러리를 통해 우간다에 기부될 예정이다.


ⓒ후디니

놓치면 아까울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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