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4, 2012

일상적인 소음 사이

창문으로 넘어오는 높고 날카로운 목소리. 또 시작되었다. , , , 싸우기 시작이다. 주인집 할머니는 신경을 긁어내는 특유의 높은 톤을 가지고 있어서 조금만 언성을 높여도 듣는 사람이 괴로워진다. 포기해 버릴 법도 한데 질리지도 않고 거의 매일을 다툰다.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소리. 돈에 대한 이야기. 잔소리하는 사람과 잔소리 하지 말라고 항변하는 사람의 소리.


미술사를 읽고 정리하는 중이었다. 적막을 깨기 위해 틀어두었던 피아노 곡은 어느새 어정쩡한 포지션을 취했다. 다투는 소리와 묘하게 섞인 피아노곡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현실감이 없어졌다고 할까. 그와 함께 종이 위 문자들도 매우 먼 이야기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사이사이로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골목으로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매미가 악을 쓰며 울어댄다. 그러거나 말거나 열심히 잠만 자는 우리집 고양이. 그러고 보면, 예술에 대해 적힌 글들은 일상적인 소음 사이에서 멀어지기도 가까워지기도 하며 거리감을 달리한다. 어느 날에는 삶 자체였다가 그런 것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가, 어느새 다시 고개를 들이밀고, 떨어지고 싶지 않아하는, 예술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이러나 저러나 살갗은 끈적거리고 여전히 선풍기는 열심히 돌아간다. 목이 마르고 슬슬 배도 고파온다. 여름은 여름. 그리고 인간은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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