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7, 2010

같은곡을 사십분째 반복해듣기

1
 여럿이 정신없이 떠들고 실없이 웃고 함께 시간을 기록해가는 그런 밤들은, 내게 한없는 충족감을 안겨다 준다. 그러나 다음날이면 상대적인 박탈감을 선사한다. 단어의 어감이 다소 강하긴 하지만, 사실이 그러해. 마치 지난 밤이 꿈인것 처럼, 지금은 다시 깨어 눈을 껌뻑이는. 이런 시간이면 곡 하나에도 마음이 싸르르해진다.


2
 집에 들어와 싱크대에 설거지가 한가득 쌓여있으면 한숨이 새어나온다. 설거지야 금방 하면 되는데, 저렇게 잔뜩 쌓일 때까지 방치해두는 것이 싫은것이다. 흘끗 주방을 한번 보고 씻으러 들어가면 빨래바구니에 빨래가 한가득. 게다가 오늘은 카카가 이불에 오줌을 두번이나 쌌기 때문에 이불도 셋이나 대기중이다. 밖에서 일을 보고 들어오면 이렇게 한가득씩 무언가가 쌓여있다. 종일 집에 있으면 수시로 치운다지만 사실 내가 매일 놀고 있는 처지가 아니니.

 살림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거다. 그런데도 항상 생각해보기를, 내가 아끼는 사람한테는 뭘 해줘야지 뭘 어떻게 챙겨줘야지 그런것들. 풉. 그런데 그것도 익숙해지면 당연해지고 당연해져버리면 한 쪽은 서운해지고 만다. 애초에 무엇을 생각하며 그것을 실행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너 때문에 했는데, 혹은 널 위해서 했는데' 이런말은 정말 '널 위한 것'이 아니다.


3
 고민도 많고 하고 싶은것도 많고 가장 취약점은 자신감이 없어서 실행을 못하는 것. 이제 점점 시간이 닥쳐온다. 고민할 새가 없는데, 아직 털어내지 못한 나 때문에 움직임이 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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