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투는 소리가 너무도 싫다. 윽박지르고 있는 누군가의 목소리도, 그리고 울음으로 토해내는 당사자의 외침도. 그것들은 상당히 고통스럽다. 어쨌든 그러한 상황들은 되도록 마주하지 않고 싶다. 오늘은 그런 나의 마음과는 무관하게 지하철에서 어떤 아주머니랑 어떤 남자가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광경을 보게되었다. 그냥 그 뿐이었고, 사실 그냥 지나치면 그렇게 흐르고 말 일이었는데, 나는 그 아주머니의 소리침을 제대로 '듣고야 말았다'. 나와 전혀 연고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그 아주머니의 목소리에서, 나는 무언가를 감지했다. 순간 내 안에서 '꿈틀'한 무언가를 느껴버린 것이다.
내게는 아직도 무디어지지 못한 기억이 있다. 그러한 기억들은 이따금씩, 유사한 경험에 의해 다시 살아나고는 한다. 오늘은 아주머니의 '그 소리'를 통해 시간속에 잠긴 그 날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내 힘으로 제어되지 않는, 제어될 수 없는 감정. 토해내지 않았으나, 그렇기에 더욱 묵직한 감정들. 이러한 감정은 스스로가 감당이 안된다. 무어라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울음이 터지는 류의 슬픔도 아닌, 그 것의 존재 여부는 알고 있으나 실체는 나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해소의 방법 또한 모르며, 그저 막막한, 먹-먹-한, 마음.
다시 마주한, 여러개의 파편들 중 하나의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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