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1, 2011

공지영, <빗방울 처럼 나는 혼자 였다>

p12

 내 속에서 들끓는 수많은 욕망과 집착과, 그것을 넘어서서 더 높고 맑고 깊은 곳으로 가고자 하는 마음이 피흘리며 서로 부벼대고 있습니다.


p48

 언젠가 소설에 쓴 구절이기도 하지만 예술가라는 존재들은 낚싯대의 찌처럼 춤을 추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두운 물 속에서 물고기가 1밀리미터쯤 미끼를 잡아당기면, 혼자서 그 열 배 스무 배로 춤을 추어서 겨우 물고기가 1밀리미터쯤 잡아당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는 그 우스꽝스러운, 대개는 그 빛깔이 화려한 그 찌같은 존재라는 것을.



p78

 …그러다가도 안되겠어서 혼자 앉아 있다가 조금 울곤 했습니다. 
신기하게 눈물을 약간만 빼고 나면 마음이 좀 나아지고 그랬습니다. 마치 체했을 때 손가락을 따서 피 조금 흘리면 괜찮은 것처럼.




p99

 사랑이란 자기 내부의 그 어떤세계를 다른 사람을 위해 만들어가는 숭고한 계기 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보다 넓은 세계로 이끄는 용기 입니다.



p101

 신이 저를 사랑하시고 제가 진실에 가까이 근접하기를 원하셨다면 고만고만한 행복에 제가 머무르도록 허락하셨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완전을 향해 나아가고자 할 때, 불완전만큼 더 큰 동력은 없기 때문입니다



p114

 그러나 머리로 깨달아 내 마음이 궤도를 비틀기 시작했다해도 그것이 하루아침에 그렇다, 라고 제게 다가오지 않는 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p187

 결국 내가 두려워 하는 것은 내게 상처주었던 사람들처럼 내가 그것을 고스란히 다른이들에게 주게 될까봐 J, 그것이 너무나도 두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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