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14, 2011


‎1. 아이폰 업데이트를 했다. 전에 해킹을 해서 쓰고 있던터라, 2g대신 olleh 라고 뜨는 것이 어색하다. 나도모르게 시간표시부분을 손가락으로 슥-민다. 전에는 그렇게 하면 와이파이도 끄고 키고 화면밝기조절도 바로바로 됐었는데.. 곧 익숙해지겠지. 필요한 것들만 남았다는게 좋다.

2. 창문열고 대청소. 책상위치도 바꾸고 책장도 다시 배열하고 서랍도 다 헤집었다. 청소중엔 거의 폭탄맞은수준이었는데, 이젠 아주 개운하다.
사람에겐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생길 때,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어떤것을 통제하여 정서적 균형을 맞추려는 본능이 있다. 나에겐 무언가 정리하고 쓸고 닦는 행위가 불안의 보완점이라 할 수 있는데, 안정되지 못한 상태일수록 집착증세를 보인다. 이런 때에는 결벽증이 좀 더 심해진다. ...요즘은 손을 아주 자주 닦고 사무실에서도 책상을 닦지 않고서는 손을 대지 않으며 핸드폰도 매일 밤에 소독한다. 혹시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내내 불안하다. 다른 이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3. 창문턱에 라울이가 앉아있는데, 밖에서 주인집 할아버지 친구분이 '아니 저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나봐?' 하더니 '암컷이로구만. 배가 불룩하니 새끼를 가졌나봐. 엄~청 크네.' 하고 말하였다. 라울이가 새끼 가진것처럼 그렇게 커보일줄이야!

4. 책을 계속 번갈아가며 읽다보니, 1Q84 3권을 아직도 못 끝냈다. 그래서 어제랑 오늘은 1Q84만 읽었는데 그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읽다가 잠들면 꼭 기묘한 꿈을 꾼다. 꿈 속에선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가 등장하고 나는 깨지않고 실마리를 풀고싶어한다. 그러나 영락없이 잠이 깨버리고 깨고나면 전혀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5. 화장실에 새 비누를 두었다. 이 향을 오래전에 맡았던 적이 있는데 언제쯤인지가 어렴풋하다. 향이 주는 기억은 음악 못지 않게 깊은 것이다. 미묘한 느낌은 쉽게 떨쳐지지 않고 나는 계속해서 기억을 좇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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