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베르티는 14행의 한 시에서, '우유의 은밀한 거무레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런데 묘한 것은, 그 시의 아름다운 음향성이 단순한 언어적 차원의 기쁨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물질은 상상하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오묘한 기쁨을 준다. 물질적 상상력이 백색층 아래에 어떤 어두운 빛의 반죽 상태를 필요로 함을 알기 위해서는, 그 진득진득한 백색에 대해, 그 질감 있는 백색에 대해 조금만 꿈꿀 수 있다면 족할 것이다. 그것없이 우유는, 그렇게 두터운, 그 두터움을 확신하는 불투명한 백색을 갖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자양 가득한 액체는 흙의 속성을 지니는 그 온전한 가치들을 갖지 못할 것이다. 백색의 아래에서 백색의 이면을 보는 바로 이 욕망으로부터 상상력은 그 액체 표면에서 번득이는 어떤 푸른 반사광들을 더 강렬하게 만들고 '우유의 은밀한 거무레함'을 향한 그의 길을 찾아 나서도록 인도한다.
-
미셸 레리스 또한 말하기를, 흑색은 "공허와 허무의 것 이기는 커녕, 외려 모든 사물의 심부에 있기에 결과적으로 짙은 질료성을 부각시키는 능동적 색조"라고 했다. …흑색은 모든 짙은 색에 자양을 공급하며, 모든 색들의 내면적 거처다. 집요한 몽상가들은 그렇게 흑색을 꿈꾼다. / "흑색은 흑색보다 더 검은 흑색이다nigrum nigrius nigro" / "… 잘 들어두자, 사랑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리가 체험하는 저 창백한 사랑 또한 진정한 사랑의 이면이며, 퇴색한 무덤이다. 진정한 사랑은 야성적이며 비극적이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 둘이 함께 만드는 어떤 꿈틀거림이다.
-
몽상은 언쟁하지 않으며, 시는 논쟁하지 않는다. 시인이 우리에게 우유의 비밀을 이야기할 때, 그는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거짓말하지 않는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