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16, 2012

생각이 많아지고 가슴이 답답해져오면 손가락을 무는 버릇이 있다. 검지손가락을 구부려 마디가 세모꼴이 되게 하고 자국이 선명히 날 만큼, 물고는 한다. 언제부터 생긴 버릇인지는 모르겠다. 외부 자극을 통해 정신이 조금이라도 벗어나 보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뭐 여하간에 지금과 같은 순간에는 늘 손가락을 물게 되니 일종의 규칙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는 한 것이다.

늘 그렇지만, 가슴이 답답한 순간에는 무엇이 문제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아주 작고 작은 구슬들이 가슴께에 조금씩 들어차고 구슬의 무게가 제법 나가기 시작할 때쯤이면 이렇게 가만히 생각을 해본다. 이 묵직한 무게의 감도 느껴보고 꿀꺽 침도 삼켜본다. 물론 아무것도 달라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간을 두고 찬찬히 볼 필요는 있으니.

엊그제 부터 예전에 썼던 글들을 다시 보고 있다. 미처 포스팅 하지 못한 숨겨둔 글을 아주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치기도 했다. 덕분에 눈물을 쏙 뺐다. 그 때의 나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는터라, 그 때의 나에게 지금의 내가 너무 미안했다.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도 미안함이. 상황에 덧씌어져 내가 좀 당신을 미워했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신을 당신 자체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또 다시 생각해보니, 다 이해는 가더라. 뭐, 그런데 그런들 어쩌겠나.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나에게 어떤 힘이 있는지 요즘 많이 고민하고 있다. 뭔가 생각이 많다보니 은둔 아닌 은둔 생활을 한다. 읽거나 보거나 느끼거나 쓴다. 아, 축구도 엄청 열심히 보고 있다. 쉬고 있으면 축구를 마음대로 보니까 좋다. 재밌는 경기도 많고. 경기장에 나도 가고싶다. 그들이 환호하는 순간에 나도 함께 하고 싶은 심정! 음. 어쨌든 조만간에 여주에 내려가기로 했는데 그게 사정으로 나름 조금씩 미뤄지면서, 그 여백을 꼼지락 꼼지락 채워가는 중이다.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잘 쓸 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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