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8, 2012

이대범 묻고 현시원 답하다

"이 : 한 때, 작가들을 만나지 않으면서 나에게 발생하는 상상력을 즐겼다. 그러나 최근 작가들을 만나 '대화자' 노릇을 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에 개입하고 그들로부터 배우고자 한다. 나 역시 대화하고 싶은 궁금한 작가가 많아졌다. [워킹 매거진]이 작가에 대한 호기심의 탐구였다면, 2010년 출간한 『디자인 극과극』 (학고재)은 세상에서 마주한 호기심의 탐구다. 『디자인 극과극』은 기존의 현시원을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서 현시원의 새로움의 발견하는 즐거움을 주었다. 글을 보면서 현시원 큐레이터가 삶의 작은 부분에 관심이 많고, 그것을 내실화하기 위해서 리서치를 하고 자신의 호기심을 푸는 방식이 매력적이었다. 내가 그곳에서 본 것은 '디자인' 이라는 관점보다는 세상의 소소한 부분들에서 의미를 구축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것을 보면서 현시원 큐레이터가 삶의 주변에 애착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기존에도 미술보다는 시각이미지에 관심이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것이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발로 실천하며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보았다. 『디자인 극과극』은 현시원의 발견이었다.

현 : 2010년 초겨울 새벽에 수영과 요가를 다녔다. 『디자인 극과극』의 글들은 당시 아침마다 걸어가면서 본 것들이다. 신신애의 노래 '세상의 요지경' 같은 세상이었다. 세상을 거리를 두고 보니깐 부감으로 보였다. 걸으면서 보는 것들이 너무나 새롭게 보였다. 그러나 또 내게 놀라운 것은 2012년의 나는 그때 봤던 작은 것들이 관심이 있으면서도 관심이 없는 지점에 다다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상에 대한 애정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변심이 빠른 것 같다. 당시 비상구 간판이랑 청소 노동자들의 형광색 옷, 빨간 우체동 등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한꺼번에 다가왔다. 그래서 당시에는 지금 이것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