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아르놀피니 미술관의 현황과 1996년의 첫 프로젝트 <the visible and the invisible>에 대한 소개('몸'과 관련한 장소특정적 미술), 2)엑세스에서 했던 프로젝트, 3)2005년부터 시작된 브리스톨, 노예와 관련된 역사적 해석이 관련된 프로젝트(커뮤니티아트), 4)<FAR WEST> 프로젝트(참여자로서의 관객을 조명, 슈퍼마켓화된 미술관)등에 대한 소개들을 들었는데요,
오늘의 특강은 '장소특정적미술, 소통, 커뮤니티아트, 역사성, 기존제도에 대한 물음'들을 키워드화해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나누었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관심 있으신분들은 읽어보세요. (통역을 통해 전달된 이야기를 다시 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약간 내용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해주세요.)
Q. 큐레이터로서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한편으로는 작가와의 소통을 시도하는, 양가적 소통을 진행해왔다. 소통에 있어 중요한 본질은 무엇인가?
A. 큐레이터는 작가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타협하지 않고 작가를 지원해야한다. 그래서 작가의 특정성과 개성을 관객들에게 전달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큐레이터는 그 뿐만 아니라 사회적 존재로서, 작가와 관객과의 대화(혹은 참여)를 유도할 필요도 있다.
아르놀피니의 역활은 예술을 통해 대중을 교육하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과 작가와 관객 사이의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두가지 역활이다.
이전에 식물을 이용했던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식물이라는 것이 예술활동에 참여하도록(작가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이었다. 그런 매개를 잘 찾아 연결하고, 예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Q. (노예 역사를 소재로 한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하며) 자랑할만한 역사가 아닌데 그걸 소재로 하는 것에 대해 지역민들의 반발이나 국수주의적 입장은 없었는지.
A. 부끄러운 역사, 어두운 역사일수록 더 이야기를 해야한다.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지금의 시사점과 연결해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주민들은 물론 들추고 싶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생각의 기회를 가진 것을 기뻐했다. 작업도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었고 진행에 문제는 없었다.
커뮤니티아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목소리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커뮤니티아트가 단순한 사회활동으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가의 개성, 특이성을 반드시 살리고, 그것이 예술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Q. 한국현대미술을 보는 관점?
A. 흥미로운 시기에 있다. 많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영국은 정체하는 시기라면 한국은 에너지가 부상하는 느낌이다. 전세계에서 그런 에너지 넘치는 스팟들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한국이 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국작가들은 감각이 있는 것 같다. 특이한 보이스를 반영하려고 하고, 상황을 많이 반영하고, 그런 것들이 한국현대미술의 특징인 것 같다.
Q. 프로젝트 선정 시 작가선정은 어떻게? 한국에서의 프로젝트는?
A. 작가선정은 관계나 상황에 대한 인식에 기반해서 선정한다. 지역적 특성과 상황을 잘 알아야 함께 일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프로젝트도 하고 싶고, 지금의 과정들을 보면 추후에 이뤄질 수도 있지 않을까.
Q. 200년 후 본인의 작업(전시)들이 미술사적으로 어떻게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A. 무엇보다도 나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추구해왔다. 항상 이것이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고민하지, 위계성에 적합하냐 아니냐는 고민하지 않는다. 잡초를 이용하여 전시를 했었던 것도, 사실 잡초 자체가 가치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로 작업을 함으로써 지식의 규범, 위계성등에 도전을 한 것이다.
전통을 타파(전통적 지식, 위계질서에 갇힌 사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의미를 창출하는 것이 우리-아르놀피니 미술관-의 목적이다. 미래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미술사적인 해석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점과 매우 다를 수 있다. 일단 공간부터가 지금의 형태가 아닌 다른 형태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건 현재로서 의미창출, 작가의 목소리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전통을 타파하고 도전해 나가는 것이 나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커뮤니티아트에서 참여할 관객들을 선정하는 것은 어떤 방식인지.
A. 커뮤니티 아트는 지역에서 장기적 관계를 형성하고 그 바탕에서 이뤄지므로 참여자는 자연스럽게 선정된다. 나는 커뮤니티아트의 관객참여적 작업들이 사회활동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장 지양해야 할 것은 작가가 단기적으로만 그 지역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잔레이시 같은 경우 브리스톨에서 오년동안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결과물이 나오진 않았지만 계속 사회적인 대화가 진행중인 프로젝트이다.
*아르놀피니 미술관 www.arnolfini.or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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