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15, 2013

이노&이의연 콜라보레이션 개인전 <행복향기>, 아트몽드 갤러리 (2013.4.17-4.30)




그리고 달콤한 사랑을 상상하며
이지원

튤립 꽃밭 사이로 두 남녀가 서로 기대어 있다. 얕은 둔덕을 사이에 두고 여자는 남자의 어깨에 기대 살풋한 잠을 청한다. 어느새 여자의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린다. 남자는 편안한 자세로 어딘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느긋하게 교차된 다리가 그들의 한가로운 때를 대변한다. 이윽고, 남자가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둘의 여유로운 피크닉. 그리고 그들 곁에 흐드러지게 핀 튤립의 향기. 그림 속에 떠다니는 사랑스러운 향기는 어느새 현실이 되어 나타난다.





이의연, Happy song 1 , 72.7x60.6cm, 장지에 채색, 2012




이번 전시는 작가 이의연과 퍼퓨머 이노의 콜라보 개인전이다. 꽃을 담는 이의연의 그림과 꽃을 표현하는 이노의 향수가 있다. 작가 이의연은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아름다웠다'고 말하며 사람을 꽃에 비유하여 그렸다. 이에 퍼퓨머 이노는 작품을 보며 떠오르는 향을 직접 조향했다. 이의연의 작품<Happy Song>을 통해 새로 태어난 이노의 향수 <Sweet Heart>는 그림처럼 달콤하고 상큼하다. 이 외에도 여러 점의 작품과 그에 맞는 향기가 준비되어 있다.


 
이노, SWEET HEART, 향수



그림과 향은 공감각적 심상을 불러일으키는 매체이다. 우리는 정지된 화면을 보지만 그 화면 너머의 이야기들을 상상하고 때로는 소리를 듣는다. 향 또한 마찬가지로, 향기를 맡음으로써 특정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향기는 새침한 소녀가 되기도 하고 그득한 사탕바구니가 되기도 한다. 전시는 이 두 가지 요소를 조합하여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감상을 선사한다. 향을 맡으며 작가의 그림 속에 들어 가 앉는 생각을 해 본다. 아름다운 사람들, 풍성한 꽃과 풀잎들을 지나간다. 그리고 달콤한 사랑을 상상하며, 나도 함께 튤립 꽃밭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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