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일기장에는 그림에 대해서 잔뜩 하고 싶은걸 적다가 개뿔 짜증난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게 된 느낌이다 하고 유치하게 글자를 내던졌고, 오늘은 내내 나를 채근했다. 아. 이젠 진짜 이런것도 그러려니 한다.
함께 나누던 대화가 그립고, 아무런 말 없이 숨결로 하나하나 모든 걸 채워가던 공간이 그립다. 함께 같은 감정을 느끼고, 기억을 나누고 보다듬고, 위로하지 않아도 위로받던 순간이 그립다. 곁에 누군가가 없어서가 아니라, 나를 말할 수 없는 상황들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이 외롭다. 내가 이렇게나 마음이 다부지지 못했던가, 싶어 실망스럽다. 고개를 돌려도 그 자리에 있는 변하지 않는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못함이, 스스로에게 못되게 굴질 못하고 함께 무너져만 가고있는 그것이, 참으로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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