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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든 정신이든 우리의 모든 능력은 외부의 자극을 받아 발달하기도 하고 파괴되기도 하지만, 어느 쪽이든 자극을 점차 강하게 줄 필요가 있지. 그렇기 때문에 잘못 판단하면 매우 안좋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데도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깨닫지 못할 우려가 생기는 거야.
의사의 설명을 들어보면 인간의 위장만큼 제멋대로인 것도 없다고 하더군. 죽만 먹다 보면 어느새 그보다 단단 한 음식은 소화할 능력이 없어져버린다는 거야. 그러니까 뭐든 먹는 연습을 해두라고 의사는 말하지. 하지만 이건 단순히 익숙해진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하네. 점차 자극의 강도를 높이면 영양 기능의 저항력도 강해진다는 의미여야 하지. 만일 반대로 위의 힘이 차츰 약해졌을 때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야.
K는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었지만,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어. 일단 어려운 상황에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그런 상황이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다고 혼자 결론을 내린거지. 고통을 겪다 보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게 여겨질 때가 올 거라고 믿고 있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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