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30, 2011

날개 / 이상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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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을 향하여 면도질을 한다. 잘못해서 나는 생채기를내인다. 나는 골을 벌컥 내인다. 그러나 와글와글 들끓는 여러 '나'와 나는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그들은 제각기 베스트를 다하여 제 자신만을 변호하는 때문에 나는 좀처럼 범인을 찾아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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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어느 날 밤 소녀는 고독 가운데서 그만 별안간 혼자 울었다. 깜짝 놀라 얼른 울음을 그쳤으나 이것을 소녀는 자기의 어휘로 설명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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