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1, 2011

울 준비는 되어 있다 / 에쿠니 가오리

p146
 시리아. 나라 이름의, 그 너무도 먼 울림에 나는 뭐라 대꾸하면 좋을지 순간적으로 당황한다. 모르는 것, 상상할 수 없는 것, 앞으로도 알지 못할 것, 그런것들은 나를 늘 난감하게 한다.


p168
 정말 멀리까지 왔다는 기분이 들었다. 너무 멀리 와서, 어디로도 돌아갈 수 없다는 기분이.


p188
 나는 다카시의 친절함을 저주하고 성실함을 저주하고 아름다움을 저주하고 특별함을 저주하고 약함과 강함을 저주했다. 그리고 다카시를 정말 사랑하는 나 자신의 약함과 강함을 그 백배는 저주했다. 저주하면서, 그러나 아직은 어린 나츠키가 언젠가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한다면, 더 강해주기를 기도했다.


p197
 그 말은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기쁘고 기뻐서, 갑자기 인생이 무서워졌다. 눈 없이 살아왔는데 갑자기 눈을 껴 집어넣어, 선반 위에서 그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는 먼지투성이 달마상처럼.
 우리는 해질녘의 온천가를 산책했다. 나는 아무튼 기쁘고 기뻐서, 뜻도 없이 뛰었다가 돌아와 니이무라 씨의 손을 잡고, 그러다 쑥쓰러워 그 손을 놓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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