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2, 2012

하고 싶은 일만 하며 하루를 지냈다. (그러면서도 몇번의 업무적 통화. 어쨌든.) 별 마음 없이 샀던 책의 텍스트가 마음을 빼았았고, 별 마음 없이 시켰던 스트로베리 크림 우롱티가 맛있었다.

오랜만에 혼자 영화도 보았다. 늘 하던대로 스폰지로 가서 맨 뒷자리를 혼자 차지하고 앉았다. 아티스트라는 무성영화 였는데, 영화 자체로는 별 감흥이 없었으나 극장에서 혼자 있는 느낌이 좋았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조금 걸어보다-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친구가 맛있는 커피를 주었다. 다행히 심장이 뛰지 않았다. 요즘 계속해서 심장이 민감해 커피는 생각도 못했는데 디카페인, 이라고 했다. 그래서 괜찮았는가 싶었다. 그곳에서 오랜만에 기타도 잡아보았다. 그 흔한 C코드마져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조금씩 C,D,E를 잡아...보다 F코드에서 손목이 나갈 것 같아 내려뒀다. 오늘은 하고싶은대로 하기로 했으니. 하고 아주 쉽게 포기했다. 4월엔 기타를 사야지.
 
 
이터널선샤임을 또 보았다. 예상했듯, 그 장면에서 나는 여전히 울컥했다. 몇 번을 보아도 마음이 먹먹하다.

나는 가끔 왈칵 왈칵 울고 싶어한다. 대개는, 오히려,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 그러한 감정이 올라온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울지 않은 주사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문득 생각한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나. 어제 누군가의 통화에서 누군가가, 내가 남자친구가 없다하니 청춘을 소비하고 있다했다. 아. 그런가. 그렇지 않다고 믿고싶다.


숨이 찬다. 약을 먹고 이대로 잠들면, 내일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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