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28, 2012

 고속버스 타고 가는 길. 나는 창가쪽에 앉고 내 옆으로 오렌지색 줄무늬티를 입은 아주머니가 타셨다. 오렌지색을 좋아하시나 가방도 오렌지색. 이 분 출발하기 전에 한 2~3분 동안 <좌석을 뒤로 츄욱 하고 제꼈다가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좌석을 다시 츄욱 하고 앞으로 제끼는 일>을 거진 10번도 넘게 반복하셨다. 좀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편안한 탑승을 위해 그럴 수도 있겠거니. 근데 출발하고나서 한 10분 내외로 위와 같은 행동을 다시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다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시더니 갑자기 노래를 틀고, 이번엔 <핸드폰 폴더를 화난 사람처럼 신경질 적으로 닫기-박수치는 속도로->를 지속적으로 반복. 도저히 안되겠어서 이어폰 꽂고 노래를 듣는데 이번에는 <핸드폰을 창가로 향해 사진찍기-내 몸 앞쪽으로 과감히 ...팔을 뻗으며->를 반복. 이 후에는 <셀카>와 <버스내부풍경촬영>이 이어졌는데 찍을 때마다 찰캌찰캌찰캌 소리, 그리고 잊을만하면 다시 시작되는 <핸드폰 폴더로 박수>치는 소리. 아 괴로웠지만 뭐라 말하기도 민망한 이 분위기. 이어폰도 뚫고 오는 소리에 엄청나게 부산스런 움직임이 나까지 혼빠지게하는데 어 이거 쓰는 동안 갑자기 뒤로 자리 옮김!!!! 만세!!! 엄청 바빠보이시던데 그 와중에 이 글을 읽은걸까. <이제 10분 뒤면 도착하는데 자리 옮기기>까지 하느라 수고하셨다. 아까 출발할 때 통화로 "여기 너무 시끄러우니 나중에 통화하자"던 아주머니 이야기가 자꾸 생각났다. 아주머니가 제일 시끄럽고 정신없었는데.. 덕분에 공공장소 에서의 에티켓이란 무엇인가를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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