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토레스의 이 사탕들이 특정한 집단에 의해 테러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는 트위터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는데, 사건인 즉슨 조용하던 전시장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파란가방을 들고 들어와 쓰레받기로 사탕을 모두 쓸어담아간 것.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굉장히 동요하고 놀랐다고 한다. 트럭까지 동원되어 사탕은 옮겨졌고 모든 과정은 촬영을 통해 기록되었다고. 충동적인 해프닝이라기 보다는 어느정도 계획에 의해 실행된 사건이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 재학중인 박종원 작가의 구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져간 사탕을 어찌할 것인가 까지는 계획에 없던 것인지 미술관 측에서 ‘땀뻘뻘 흘리며’ 다시 사탕을 돌려달라고 했고, 가져간 그 사탕들은 다시 전시장으로 들어갔단다. 테러는 그렇게 끝이 났는데, 이 사건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서 여러 가지 해석과 의견들을 낳으며 확산되고 있다. >>> 관련 포스팅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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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플라토. 트위터아이디 @hollykoo92 님의 사진 |
엊그제 갑자기 집으로 가져왔던 토레스의 사탕을 보고, 생각 나서 이 <사탕>에 대해 포스팅 한게 있었는데 비슷한 시간대에 이런 일이 있었다니 참으로 재밌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나는 이 사건을 정말 굉장히 흥미롭게 보고 있다. ‘일시적인 장난에 가깝다, 꿈 보다 해몽이다, 죽은 로스가 불쌍하다,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등등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만, 이것은 토레스 이기에 가능한 테러이고 그렇기 때문에 굉장한 의의가 있다고 본다. 애초에 토레스가 작품을 구상할 때에도 가져가는 사탕의 수에 제한이 있지는 않았다.
또 다른 사탕 작품의 하나인 <무제(러버보이)>의 증명서에서 토레스는 “작품의 의도 중 하나는 제 3자가 사탕을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사탕 하나하나와 사탕 더미로부터 취한 사탕들 모두는 하나의 특별한 예술 작품을 구성하지 않을뿐더러 작품으로 여겨질 수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작가는 작업에 일정한 색이나 무게 등 형식에 규정은 두었지만 그것이 관객의 참여영역으로 갈 때에는 어떠한 규정도 두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그들의 테러는 ‘개념없다, 작가의 작품을 손상시켰다, 혹은 작가를 모욕했다’고 할 수도 없을뿐더러 실제로 테러를 실행에 옮긴이들이 아무런 의미 없이 테러를 감행했다고 할지라도, 행동 자체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토레스가 살아있었다면 이를 유쾌한 얼굴로 맞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미술관 측이 ‘사탕을 돌려달라고 한 것’과 그걸 또 ‘순순히 돌려주었다’는 점. 완벽한 테러로 끝이 났다면 더 흥미로웠을 것인데. 어찌되었건 그날의 모든 기록물들이 어떠한 형태로 다시 나타나게 될 지 기대가 된다. >>> 토레스의 사탕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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