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 2012

 삶이 피부로 느껴지는 때가 있다. 이는 극한의 고통이나 체험이 아니라,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에서부터 온다. 와글거리며 시끄러운 모임자리를 끝내고 돌아온 조용한 방 안이라든지, 배고픔만 해결하려는 성의 없는 대충의 한 끼 식사 때라든지, 영락없는 아줌마의 모습을 한 중년여성의 얼굴을 마주한다든지, 잠들지 못하고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는 새벽이라든지. 그렇게 조용히 삶을 마주하고 있자하면, 인간은 가장 인간적이 된다. 인위 없이 온전히 나 자신의 무언가를 몸으로 느끼고 내비치는 순간들. 그러한 순간들. 인간적이라는 것은 그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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