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17, 2013





오늘 돌아오는 길에 수선화와 히야신스 화분을 샀다. 그러고보면 꽃이나 화분은 항상 불쑥 사게 되는 것 같다. 집에 와서야 화분물받침이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일단 종이로만 화분 밑을 막아두고 내일을 기다리는 중이다. 흙도 좀 적어서 흙과 함께 분갈이할 화분을 살 예정.

이 꽃들은 오늘 가까이서 처음봤는데 수선화는 향기가 거의 없어 놀랐고, 히야신스는 향기가 아주 짙고 우아해서 놀랐다. 둘이 붙혀두고 향을 맡으면 히야신스의 향기가 수선화까지 퍼진다. 곁에 둔 히야신스 덕에 수선화의 향기 없음이 보이지 않고 노란색 보라색이 섞이면서 고운 자태가 빛난다. 살아있는 식물에서는 맑은 마음을 전해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오늘은 정말 뵙고싶던 선생님을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누었고 난생 처음 시집을 선물 받았으며, 새롭게 공부할 책을 사고 마무리 하지 못했던 글들을 썼다. 우연처럼 보이는 일들의 이유를 생각해보면서 감사의 감사를 느꼈던 날이다. 곁에 온 인연들이 하나같이 소중해진다. 결국은 만나질 사람이었기에 만났고 만날 때 였기에 만나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수선화와 히야신스도 나와의 인연이 있어 이 곳에 왔다고 믿는다. 덕분에 책상 앞 시간들이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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