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1, 2010

그런 종류의 기억

 잠이 오지 않아 귀에 이어폰을 꽂고는 음악을 들으며 계속해서 몸을 뒤척 거렸다. 그런 새벽이면 늘상 그렇듯이, 어느 곡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고 다음곡의 버튼만 연신 눌러댔다. 결국엔 그 작은 움직임 하나도 귀찮아져 버려서 내버려 두고는 조용히 눈만 깜빡였다.

 어느샌가 jim brickman의 피아노곡이 들려 오기 시작했고 그러다 그만 눈물이 났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도 잘 알지 못하는 눈물은 방울이 되어 오른쪽 왼쪽의 눈꼬리를 타고 서서히 흘렀다. 관자놀이께를 지나서 머리칼과 배게에 가닿는 순간, 감정은 조금 더 구체적이 되어 갔다.  머릿속엔 지나간 기억들이 머물고 마음엔 약간의 욱씬거림이 생겨났다. 눈물의 기본적인 성향은 역시나 순간적인 압도감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순간적으로 찾아들고는 어찌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그것에 나는 한숨이 났다.  

 그 날의 나는 표정관리도 되어지지 않는 얼굴로 어설프게 웃음을 지었다. 마음에 커다랗게 패어진 자국에 끔찍히 아파하면서, 내가 느꼈던 안도감이나 행복감은 너무도 개별적인 감정 이었다는 사실을 깨닳으면서. 

 그 새벽의 눈물은 다 그런 종류의 기억에서부터 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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