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아 귀에 이어폰을 꽂고는 음악을 들으며 계속해서 몸을 뒤척 거렸다. 그런 새벽이면 늘상 그렇듯이, 어느 곡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고 다음곡의 버튼만 연신 눌러댔다. 결국엔 그 작은 움직임 하나도 귀찮아져 버려서 내버려 두고는 조용히 눈만 깜빡였다.
어느샌가 jim brickman의 피아노곡이 들려 오기 시작했고 그러다 그만 눈물이 났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도 잘 알지 못하는 눈물은 방울이 되어 오른쪽 왼쪽의 눈꼬리를 타고 서서히 흘렀다. 관자놀이께를 지나서 머리칼과 배게에 가닿는 순간, 감정은 조금 더 구체적이 되어 갔다. 머릿속엔 지나간 기억들이 머물고 마음엔 약간의 욱씬거림이 생겨났다. 눈물의 기본적인 성향은 역시나 순간적인 압도감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순간적으로 찾아들고는 어찌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그것에 나는 한숨이 났다.
그 날의 나는 표정관리도 되어지지 않는 얼굴로 어설프게 웃음을 지었다. 마음에 커다랗게 패어진 자국에 끔찍히 아파하면서, 내가 느꼈던 안도감이나 행복감은 너무도 개별적인 감정 이었다는 사실을 깨닳으면서.
그 새벽의 눈물은 다 그런 종류의 기억에서부터 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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